별똥이가 얼마 전 돌발진을 심하게 앓았어요. 처음엔 원인모를 고열로 응급실을 오가며 해열제를 먹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먹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설사까지 해서 다시 응급실에 찾아가니 입원을 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입원을 했어요.
씨디피실 감염
대변 검사에서는 씨디피실이 나왔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셨고 다른 염증 수치도 괜찮은데 열도 떨어지지 않고 설사도 멈추질 않더라고요.
아이는 열이나고 자꾸 설사하니 힘든지 제 품에 기대 안겨서 축 처져있기만 하고 침대에 눕지 않으려고 했어요.
보호자 1명만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우선 저 혼자 올라가서 아이를 돌보는데 먹지도, 눕지도 않으려는 아이를 하루종일 안고 있다보니 저도 너무 힘들고 멘탈이 무너지더라고요.
수액과 항생제를 계속 링겔로 맞다보니 맥스드라이를 채워놔도 1시간이면 기저귀가 터질 것처럼 부풀어올랐어요. 그 상태에서 설사까지 하면 대변, 소변이 넘쳐서 제 몸까지 다 묻어나더라고요. 그 때 너무 힘들어서 남편과 교대하기 시작했는데 아이도, 저희도 너무 힘든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중간에 수액을 맞고 있는 다리가 부어서 링겔 위치를 바꿨는데 손으로 옮겨 주사를 놓자마자 퉁퉁 붓더라고요. 결국 정맥간호사가 와서 반대편 손으로 옮겨 주사를 놔줬는데 아이가 아프고 힘드니 몸서리치며 울다가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남편이랑 둘이 아이보며 많이 울었네요.
열나고 설사하니 먹지도 못하는 아이가 트림과 방귀를 자꾸 껴대니 걱정되어 복부 초음파를 시행했는데 장에 염증이 가득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비오플과 지사제를 처방받아 먹이기 시작했지만 바로 좋아지진 않아서 걱정이 많았어요.
3일째, 열꽃이 피기 시작
3일쯤 지나자 열이 내려가고 아이 몸에 열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열꽃이 피면 돌발진으로 진단해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온몸에 열꽃이 피기 시작한거에요. 열꽃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 신기하게도 열이 내려가기 시작했고 아이가 회복하는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는 많이는 아니지만 먹기 시작하고 침대에 앉아서 놀려고도 하는데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문득, 지금은 내가 휴직 중이라 아이가 아프면 바로 병원에 달려올 수 있지만 출근하게 된다면? 아이가 아플 때 어떡하지? 입원이라도 하게되면 휴가를 사용해야하는데 눈치안보고 사용할 수 있을까? 휴가일수는 정해져있는데 아이가 1년동안 자주 아파서 휴가가 부족하면 어쩌지?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10월이 복직 예정인데 복직 후 제 삶이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지금도 너무 벅차고 힘든데 양가도움없이 출퇴근과 일을 하면서 아이까지 온전히 잘 돌볼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를 간병하는동안은 얼마 남지 않은 복직일자가 두렵게만 느껴지는 하루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