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처음 결혼 당시만 해도 우리는 무조건 딩크! 는 아니었지만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점점 딩크족으로 바뀐 케이스예요. 친구네 부부 따라 시작했던 캠핑이 너무 재밌어서 한동안 캠핑을 다니기도 했고 저녁마다 야식과 술 한잔 하며 매일 매일이 즐거웠기 때문에 아이가 꼭 필요할까? 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죠. 게다가 경제적인 것들도 무시할 수 없잖아요. 제가 아이를 고민했을 당시에는 엘사, 휴거 등 집을 가지고 또래를 놀리는 단어들이 떠돌았었는데 요즘은 개근거지라는 말이 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런 것들 때문에도 아이를 많이 고민했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원하는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했을 때 아이가 가질 상실감, 또는 그걸로 인한 괴롭힘 등을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럴 때 나는 뭘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이 많았어요.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괴롭히는 방법도 점점 발전해서 굉장히 교묘하고 나쁘더라고요. 인터넷이 발전하다보니 옛날처럼 괴롭힘을 당한다고 해서 이사를 간다고 끝나는게 아니잖아요. 어떻게든 찾아 또 괴롭히는 세상인데..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점점 팍팍해지고 지구 환경도 좋지 못한 지금, 아이를 낳는게 맞을까? 태어날 아이에게 우리가 못할 짓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것들에 대해 남편과 몇년을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오랜 시간 우리가 잘 키울 수 있을까? 낳으면 어떻게 키워야할까?에 대해 고민했어요.
사실, 남편이 저보다 더 딩크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남편은 제가 선택하는 것을 따라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제 고민이 더 깊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리 한번 시도는 해보자. 나중에 후회않게 자연스럽게 생기면 갖고 아니면 딩크로 살아보자 라고 했어요. 그렇게 사랑스러운 별똥이를 낳고 키울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딩크 쪽에 마음이 더 컸음에도 아이를 갖게 되었던 이유는
우릴 닮은 아이에 대한 궁금함
사실 둘다 아이를 갖게 된다면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하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서로 다른 저와 남편이 만나 낳은 아이는 누굴 닮았을까?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예쁠까? 정말 내 아이는 남의 아이와 다르게 너무 사랑스럽고 예쁠까? 이런 궁금함을 가졌었던 것 같아요. 세상에 남편과 저를 닮은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 그게 너무 신기하잖아요. 친구들이 결혼해서 하나, 둘 아이를 낳기 시작하니 궁금하더라고요. 우리 부부를 닮은 아이의 모습이.
100배 힘든데 1,000배 행복하단 말
주변에 아이를 낳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너무 행복하다. 너무 힘든 것도 사실이다. 너무 힘든데 힘든게 100이면 1,000배는 더 행복하다. 이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그건 낳아봐야 안다고 하시는데 그 말에 낳아야지! 했던건 아니지만 그 말의 의미가 궁금하긴 했어요. 힘든데 행복하다? 그게 공존할 수 있다니. 아이란 대체 어떤 존재일까? 궁금해서 아이 낳은 사람들을 붙잡고 한동안 정말 힘든데 행복하냐? 라며 물어봤었던 것 같아요. 질문에 대한 답은 다 똑같았어요. 힘든데 너무 행복하다.
나중을 위해
이건 사실 정말 우리 부부, 아니 제 욕심이기도 해요. 아이에게 경제적으로 부양해달라고 하기 위해 낳는다는 의미는 아니고 먼 훗날 남편과 저 둘 중 누군가는 빨리 죽을 것이고 그 때 혼자 남겨질 순간이 무섭더라고요. 같이 살지 않더라도 혼자 남겨졌을 때 잠시라도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자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상대에 대해 같이 추억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나이들기 전에 갖자
딩크를 고민하는 순간에도 나이는 들어가고 있더라고요. 여자는 나이가 들면 노산, 갱년기 등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기가 있잖아요. 저도 나이가 들어가니 지금 아니면 아이를 가질 수 없는데 어떡하지? 라며 약간은 초조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조건 갖자! 는 아니었고 시도는 해보고 자연스럽게 생기면 축복으로 여기고 낳자. 그때는 정말 열심히 키워보자 였고 안생기면 우리 둘이 지금처럼 쭉 행복하면 된다. 라고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이런 것들 외에도 많은 고민을 했죠. 성별은 뭐가 좋냐, 형제는 낳을거냐 등에 대해 고민했어요. 하지만 사실 아이가 안생길 수도 있는건데 이런 고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단 아이부터 도전해보자! 하고 도전했고 저희는 감사하게도 준비한지 3~4개월만에 아이가 생겼어요. 처음엔 몇년을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생기니 당황스럽더라고요. 실감도 안났는데 점점 배가 불러오니 실감나고 낳고 나니 위에 힘든데 행복하다, 저 말들의 의미도 알 것 같고.. 결론은 어떠냐고요? 정말 100배 힘든데 1,000배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