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23년 7월에 아이를 출산하고 1년의 휴직을 했어요. 출산 전에도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 23년 5월부터 병가를 시작했고 10월에 복직 예정이니 1년이 넘도록 휴직하는 셈이죠. 복직이 다가올수록 아이를 두고 출근할 생각에 앞이 깜깜한 느낌이더라고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일찍 보낸 편인데 같은 반 엄마들 중에는 벌써 복직해서 출근하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어떤지 물어보니 너무 힘든데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셨어요. 게다가 아이 생각하면 휴직을 미루고 싶지만 사기업의 경우 대부분 휴직이 1년이다보니 정해진 기간이 도래하게 되면 퇴사, 복직의 기로 앞에서 고민들을 많이 하고 계서더라고요. 저 또한 지금 그런 상황이예요.
오늘은 제가 고민하는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려 해요.
어린이집
1년의 휴직이다보니 아이를 적응시키려면 돌 전에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어요. 별똥이는 8개월부터 어린이집에 갔는데 낯가림 시기이다 보니 낯선 사람이 지나가다 인사만 해도 울고불고 하던 시기였거든요. 그러다보니 선생님이 말을 걸거나 안아주려 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요. 그렇게 한 주는 1시간, 다음 주는 2시간 이렇게 차차 시간을 늘려 적응시키느라 힘들었어요. 게다가 이유식을 주는 어린이집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이유식을 주지 않는 곳이라 제가 직접 싸서 보내야 했어요. 아침마다 그날 먹을 이유식과 간식 도시락을 챙기고 아이가 마실 물을 끓여 따로 챙겨보내는 것도 일이더라고요. 기저귀까지 챙겨보내다 보니 늘 어린이집 가방, 도시락 가방 두개를 들고 아이를 안고 등원을 했어요. 한 달 정도 지나니 아이가 적응을 해서 선생님한테 웃기도 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지만 처음 보낼 때는 정말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렇게 어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맞을까? 에 대한 고민을 매일 했고 양가 부모님도 아이가 좀 더 크고 어린이집에 갔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질병감염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다 보니 온갖 질병에 노출이 되더라고요. 6개월까지는 엄마의 면역력을 받는다고 해서였는지 어린이집에 가지 않은 8개월까지는 정말 감기 한번 안걸렸는데 어린이집에 가자마자 코로나, 감기, 중이염.. 온갖 질병에 걸려서 입원과 퇴원을 하고 병원과 응급실을 얼마나 자주 갔는지 몰라요. 특히 병원은 아이의 질병을 잘 봐주시는 곳을 찾느라 5군데 이상은 바꿨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잠잠한 시기이지만 또 언제, 어떤 질병에 걸려올지 걱정되고 유행하는 질병이 생기면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휴직 중이니 아프면 가정보육을 하고 병원에 그때 그때 데려갈 수 있지만 복직하게 되면 사실 매번 휴가쓰는 것도 눈치보일테고 쓸 수 있는 휴가의 갯수도 정해져있다 보니 복직하고 아이가 아프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에 육아 선배님들께 여쭤보니 회사에서 주는 휴가는 다 아이가 아플 때 쓰게 된다고, 남편과 저 번갈아가며 휴가를 쓰게 될 거라고, 한동안은 많이 힘들거라고 이야기 해주시더라고요.
경제적 문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겠죠. 매일 로또 1등이 되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데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휴직 중이라 휴직급여가 많이 들어오지는 않지만 휴직급여와 부모급여 합치면 180만원정도의 금액을 받고 있고 복직하게 되면 다시 제 월급을 받으며 일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퇴사를 하게 될 경우 급여를 전혀 받을 수 없게 되니 과연 남편의 월급만으로 가능할까? 그동안 쓰던 것들을 줄이고 생활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친구 중에 출산하며 퇴사를 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어떻게든 살게 되더라. 다 줄이고 하면 살 수는 있어” 라고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줄여야할지, 저와 남편의 것들은 줄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만큼은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엄마 마음에서 어디까지 타협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아요.
출퇴근 문제
저는 회사가 집에서 차로는 40분,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어요. 다행히 남편은 가까운 곳에 있지만 주양육자가 저이기도 하고 남편보다는 제가 휴가쓰는 것이 자유로운 편인데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는 연락을 받아도 최소 40분은 걸려야 어린이집에 갈 수 있겠더라고요. 게다가 남편은 아침에 일찍 출근하다보니 제가 육아기근로시간 단축을 써서 아이를 등하원시켜야 하는데 저와 아이의 출퇴근, 등하원을 같이 준비하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이 외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저에게 가장 큰 문제는 위에 4가지인 것 같아요. 다들 고민하는 포인트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워킹맘이라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를 다녀야한다는 것은 공통된 부분이겠죠. 10월까지는 매일 고민의 연속일 것 같아요. 그러다가 퇴사를 결정할 수도 있고, 결국 순응해서 회사를 다니며 아이를 케어할 수도 있겠죠. 어떤 선택이든 제가 내린 결정이 아이와 저 모두에게 좋은 결정이어야하는 것은 사실이예요.
저 10월까지 잘 결정할 수 있겠죠..?